짧은 이야기



■ 짧은 이야기 (김용택, 1948~)   사과 속에는 벌레 한 마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사과는 그 벌레의 밥이요, 집이요, 옷이요, 나라였습니다.   사람들이 그 벌레의 집과 밥과 옷을 빼앗고   나라에서 쫓아내고 죽였습니다.   누가 사과가 사람들만의 것이라고 정했습니까.   사과는 서러웠습니다.   서러운 사과를 사람들만 좋아라 먹었습니다.    - 1998년 시집 <그 여자네 집> (창작과 비평사)   *충주 전원주택에서 정착해 살면서 집 안팎에서 붕붕거리며 날아다니는 벌들이나 수많은 개미들, 그리고 틈나는 대로 제거해도 잽싸게 거미줄을 쳐 놓은 거미들과 자주 마주치게 됩니다. 개미만 해도 처음에는 데크에서 돌아다니는 놈들을 밟거나 에프킬라를 뿌려 죽이기도 했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 땅의 본래 주인은 대대손손(?) 이곳에 살아온 개미였을지 모른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래서 지금은 가급적 그냥 내버려 두려고 합니다.

   이 詩도 이와 유사한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데 자연에 대한 인간중심적인 사고를 풍자하는 일종의 우화 형식의 작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사과’와 ‘벌레’ 및 ‘사람’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하되 주인공은 단연 사람이 되고 있습니다. 벌레에게 사과는 ‘밥, 잠, 옷이자 나라’인데 사람들은 사과를 독차지하기 위해 벌레를 쫓아내고 죽이는 것을 너무도 당연시하기 때문입니다. 

   현 시대는 인간 위주의 사회이므로 사과나 벌레는 모두 인간을 위해 존재하고 있으나 시각을 달리하여 동등한 존재로 본다면 더불어 공생하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생각, 정말 재미지고 참신하지 않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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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광안리 소재 성베네딕토 수녀원에서 오랫 동안 투병생활하고 계시는 이해인 수녀님께서 칠순 기념으로 수녀원 입회 50주년 맞으면서 시. 산문, 일기를 엮은 "필 때도 질 때도 동백 꽃 처럼" (마음의 산책 )이란 책을 출간 했답니다. 평생을 수녀로서의 삶을 베품으로 살아오신 수녀님의 다음 글을 올립니다. 🙇 - 기쁨, 아름다움, 베품의 정의 -

새해 새날에 ㅡ 안부전합니다 우리 말에 "덕분에"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말속엔 사랑과 배려, 그리고 감사가 들어 있다고 합니다.. 저를 아는 모든분들 덕분에... 오늘도 내일도 당신 덕분에 항상 감사하며 은혜롭게 살고 있습니다.. 모두다 항상 고맙고 감사합니다. 올해도 당신 "덕분에" 열심히 외치며 삽시다.ㅡ